음식

을지다락 : 힙지로 미식여행 성공적

일곱빛깔고양이 2020. 7. 24. 12:15

서울 미식여행이라고 하면서 부푼 꿈을 안고 상경? 을 하긴 했지만 사실 무계획이었어요. 그러던차에 좋아하는 친구가 평소에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 을지다락이더군요. 왠지 해가 쨍쨍한 날 그런날 점심으로 좋을 것 같은 을지다락! 그곳이 우리의 서울 여행 둘째날의 점심이었어요.

아침은 종로 3가의 골목에서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먹고 호텔 근처에 있는 을지다락에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치밀하게 예약까지 해준 친구 덕분에 말이죠!! 힙한 곳이니 만큼 웨이팅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곳이었고요. 내부가 넓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예약을 한다고 해도 그 시간내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바로 취소가 된다고 해요. 이런 시스템이 있었기에  5분의 여유를 두고 도착했고 바로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습니다.

 

크게 간판이 있던게 아니라서 찾는게 쉽지는 않았어요. 건물로 찾았고 입구 찾다가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때는 웨이팅이 많은 만큼 역시 평일 낮이 그나마 노려볼만 하겠네요. 1층과 2층 사이에도 줄을 서있으면 안된다고 해요. 다른 가게 영업에 방해를 줘선 안되니까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을지로가 힙한 이유는 이곳에 없을 것 같은데 쌩뚱맞게 카페가 있다거나, 외관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기존 상가 그대로 들어가다 보니 여러 편의 시설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대표적인것이 엘리베이터에요. 이곳 을지다락 역시 3층까지 걸어올라가야해요. 그런 수고스러움을 감당하며 찾는 이유들은 있겠죠? 

 

예약한 우리의 자리 

햇살 잘 드는 창가에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가게가 넓지는 않지만 통창이라서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요 음악 템포가 빠르지 않아서 부담이 적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음악 템포가 빠른곳은 어쩐지 불안해지고 힘들어지거든요.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되고 그래서인지 소화도 잘 안되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을지다락은 음악소리가 크지도 않았고 부담없는 음악을 틀어줬어요. 그래서 편안했고요.

 

을지다락의 메뉴판

 

을지다락의 음료메뉴판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미 pick은 하고 왔었어요. 주문을 꼭 해야했던건 오므라이스였고요 매콤에 꽂혀서 게살리조또

그리고 가츠산도 이렇게 주문해봤습니다. 주문도 했으니 둘러 볼까요?;;

둘러볼 곳이라고는 여기 밖에 없어요. 먼저 식사한 팀이 나가고 잠시 빈공간으로 남겨진 곳이 여기밖에 없었거든요

오른편에는 주방이에요. 오픈 주방이고 분주했지만 번잡스럽지는 않더라고요. 모두들 일이 손에 익은건지 바쁘지만 번잡스럽지 않게 매뉴얼대로 일을 하시는 듯 했어요. 젊은 친구들이 운영을 하는 곳이었고 사실 비주얼정도로 생각하고 온 곳이었는데.. 아니더라고요. 힙지로의 유명 카페 몇곳을 가보긴 했지만 비주얼이었지 정말 맛있는 곳은 찾기 힘들었거든요. 더 심한곳은 익선동이었고요. 하지만 이곳 을지다락이 그 편견을 깨주더라고요.

 

귀여운 커트러리 바라보면서 언제 나오나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분명 아침을 배 터지게 먹고 왔으면서 말이죠! 아침에 한공기를 다 먹고 왔으면서.. 그런데도 막상 오니까 음식이 언제 나오나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드디어 나온 오므라이스! 이 오므라이스는 커팅을 해주거든요. 그걸 직접 하는 줄 알았는데 해주시더라고요. 사진 찍으실꺼냐고 해서 네 하고 온전한 상태의 오므라이스 한장 찍은게 다에요. 그리고 재빨리 비디오로 했어야했는데 넋놓고 있다가 중요한 커팅식을 끝부분에서야 촬영했던거 있죠? 

을지다락의 시그니처메뉴인 오므라이스 

커팅을 하게 되면 이런 모양이 되요. 보드라운 계란 옷이 밥과 소스위로 떨어지는데 환상이었어요. 보기에는 소스맛이 강할까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요. 딱 적당했어요. 달지도 시지도 강하지도 않은 소스는 확실히 시판이 아니라 수제로 하시는 듯 하더라고요. 기름기가 있는걸로 봐서는 데미그라스소스를 직접 만드시는것 같네요.

커팅한 오므라이스

한동안 일본여행 다닐때 오므라이스 유명하다는 곳에서도 먹곤 했는데 그곳보다 소스가 강하지 않고 밥알이 탱글거려서 전 을지다락 입맛!

오므라이스 생각나면 을지다락으로 가야겠어요. 

 

을지다락의 또다른 추천 메뉴 매콤 게살 리조또 

뒤이어서 나온 매콤 게살 리조또입니다. 양식이라고 해서 면을 더 많이 먹게 될꺼라는 제 예상과 다르게 밥의 향연이네요 ㅎㅎ 오므라이스와 어떻게 보면 환상 콜라보 아니었나 싶어요. 매운맛이 있으니까 모든 느끼함을 잡아주더라고요. 그렇다고 오므라이스가 느끼한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아무래도 툭치고 지나가는 그 뭔가가 있어야 하죠! 그걸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콤 게살 리조또 추천합니다! 

 

보기만 해도 예쁜 비주얼

을지다락은 비주얼맛집은 아니었어요. 비주얼도 맛집이었지만 음식 자체도 맛있었어요. 을지로 상권은 숨어있는 곳이지만 보물찾기 하는 그런 재미 때문에 힙지로가 되기도 했는데요. 초반에는 기대치에 못 미친곳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평타를 치는것 같더라고요. 을지로 자체가 워낙 맛집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경쟁도 그만큼 치열했을거라고 예상이 되고요. 전통의 강호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색깔이 필요 했을 텐데 지금 자리 잡고 있는 힙지로는 맛보장도 되는것 같습니다. 

 

게살이라고해서 게맛살 아니야 했지만 정말 홍게살이었어요 ㅎㅎ 다리 안에 먹기 쉽도록 반쯤 빼놓은것도 있었고요 아예 빠져 나와있었던것도 있었고요. 생각보다 양이 많더라고요. 저희는 셋이서 이 두가지 메뉴를 먹기 바빴네요. 하나도 안매울것 같지만 약간의 매콤함이 정말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과식하게 만들었어요;; 을지다락 양반들이;;;

 

완전체로 사진도 한번 찍어주고요. 보기에도 이쁘죠? 보기에만 예쁠꺼라고요? 노놉! 맛도 예쁘게 맛있어요 ㅎㅎ 만약 서울 여행을 계획하시고 서울왔는데 힙지로를 즐겨야지 하시는 분들은 을지다락도 방문 해보세요. 모녀 여행이라면 더 추천 하고 싶어요. 엄마도 이런곳이라면 여행 분위기가 더 나지 않겠어요? 여행은 경험이 되기도 하고 지난 추억을 슬쩍 건드려보는것이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가츠산도는.. 참 아픕니다..ㅠㅠ 배가 불러서 먹질 못하고 맛은 봐야겠고.. 그래서 하나를 둘이서 나눠먹고요. 나머지는 못먹은 한사람한테 몰아주기 했어요. 집에 가서 간식으로 먹으라고 포장 했네요. 맛있더라고요.  두툼한 살코기 그겉을 감싸고 있는 지방 그리고 바삭한 튀김. 이게 가츠산도죠!! 맛있었어요. 이 맛있는걸 한입만 먹을 수 밖에 없더라고요. 뇌는 위를 지배한다고 하던데 이날은 안되더라고요 ㅎㅎㅎ 이미 먹은게 너무 많았거든요. 

 

을지다락의 삼총사 

파란 하늘이 보이는 어느날의 점심에 좋은 사람과 함께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달그락거리는 식기 소리와 함께 조리하는 소리가 들리는 을지다락의 공간에서 말이죠. 통창으로 햇살 스며드는 그 어느날의 오후에 말이에요. 그 시간이 조만간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여유롭고 행복했던 시간이었거든요.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좋은 그런곳이었어요. 을지다락은요..

 

마지막으로 넋놓고 있다가 끝부분만 촬영해버린 오므라이스 커팅식을 동영상으로 보여드릴게요~

 

 

 

  • 매일 11:30 ~ 22:00
  • 매일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