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을지로 맛집 순대국밥 청와옥에서 미식여행시작

일곱빛깔고양이 2020. 7. 16. 21:54

2박 3일간의 서울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는 집에 왔어요. 이제부터 하나하나씩 미식탐방의 경험들을 풀어놓으려고 합니다. 서울 여행은 먹으러만 다녀도 하루가 금방 가는거 있죠? 특히나 을지로는 방송 안나온집이 없을만큼 미식으로도 유명한 곳중 한곳입니다. 오히려 방송 안나온 집이 대단한 장인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요. 그런 "서울 미식 여행"의 가장 첫집으로는 순대국밥으로 유명하다는 청와옥입니다. 이곳 망우삼림 필름 맡기러 가는 길에 이미 본적이 있었고요. 그때도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봤기에 맛집인가 보다 생각은 했어요. 언젠가 가봐야지 했던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요. "서울 미식 여행"이라고 이번 테마를 정한만큼 점심을 안먹고 갔더니 너무 배가 고파서 체크인 하러갈 힘이 없었거든요. 그때 길게 늘어섰던 청와옥이 생각이 났던거고 2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이정도면 줄 안서도 먹을 수 있겠다라는 계산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청와옥의 순대국밥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먹고 싶었던 음식을 맛없게 먹게 되면 맛있는걸 먹을때까지 시간차를 두면서 도전하게 되는데요. 전 이번이 3번째 순대국밥이에요.

제가 좋아했던 인천의 순대국밥은 3대로 이어지면서 맛이 완전히 망가졌고요;; 주변 추천받고 갔던곳은 그냥 그런 평타의 순대국이었어요.이번이 세번째 순대국 도전입니다. 2주사이에 일어난 일들;;

 

청와옥의 본점은 방이동이고 직영으로 운영되는 분점이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에 위치해 있는 이곳과 올림픽공원점이라고 하네요. 분점이 많아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이 맛이 그대로 이어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딱 여기에서.. 멈춰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인이 되는 순간 많은 곳들이 망가지는걸 봐왔고 그걸 먹기 위해 가는 수고스러움이 덜해지는 순간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봐왔거든요. 

 

순대국밥 청와옥은 특히 을지로점은 인테리어에서도 전통과 현대미가 적절히 베어 있었습니다. 출구와 가까워서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저같은 여행객에게도 지리적인 플러스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 약속장소로 정하는것도 쉬울 듯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식사하는 동안 안쪽 자리에 할아버지 세분이 계셨고, 다른 한분을 이곳으로 부르시는데 쉽게 설명이 가능하셨거든요.

 

들어가서 두명이라고 말하니 세팅이 되어있다고 하더군요. 원래 세팅이 되는것 같진 않았는데 캔슬이 난건지 아님 점심시간 대비해서 미리 세팅해 놓았던 마지막 자리였는지는 알길이 없었습니다만, 세팅한 공간에 밥상덮개가 있었기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셋팅은 이렇게 되어있었고요. 앉자마자 메뉴판을 제대로 볼 생각도 없이 순대국이 보이길래 기본적인것과 얼큰 순대국으로 주문했습니다.

만약 2분이서 가실꺼면 하나는 편백정식으로 하시는걸 추천 드려요;; 수육이 나온다는걸 메뉴판 촬영하면서 봤어요. 배고픔에 본능적인 주문은 이렇게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둘 다 같은 순대국 보다는 하나는 또 다른 비주얼이 좋으니까요. 제 개인 취향이긴 하지만 수육도 하는 곳이기에 선택의 다양성으로 추천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테이블 위의 메뉴판은 훑어보고 주문했는데 순대국 기다리는 동안 사람 없는 쪽으로 그리고 밖에서 메뉴판을 찍었더니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는거 있죠.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네요. 

을지로 순대국밥 맛집 청와옥 

드디어 기본찬에 순대국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색깔 차이도 확연히 납니다. 오른쪽은 기본 순대국 왼쪽이 얼큰 순대국입니다. 매운걸 잘 못먹지만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먹으니 땀이 나더라고요. 

 

팔팔 끓는걸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싶었던건 아니고요. 사실 이곳의 분위기를 살짝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음악을 틀어주시는데 BTS의 노래가 가야금으로 연주 되고 있었거든요. 작은것들을 위한시, 봄날 등등 그런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외국인 관광객

특히, 연령대가 어린 친구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 하는 생각 들었거든요. 

BTS 노래들으면서 순대국밥을 먹으니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외국인 친구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곳이기도 했어요. 코로나 언제 끝나니 ㅜㅜ

 

다시 서울 미식 여행으로 돌아가면 밸런스가 훌륭한 순대국밥이었어요. 뭐하나 나무랄것 없는 그런맛이었습니다. 육수가 진했다면 그 진함이 고기 잡내로 이어질 수가 있는데 청와옥의 순대국은 호불호가 갈릴만한 그런 순대국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먹으면 잘 먹었다 할 정도의 맛이었어요. 이미 간이 다 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굳이 간을 추가 할 필요가 없고요. 

청와옥의 얼큰 순대국

밥과 고기와 그 위에 부추까지. 얼큰보다는 저에게는 매웠지만 부추의 향이 들어가니까 계속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전 이미 부추와의 조합에

빠져 있었을때 함께 온 동행인은 젓갈에 홀릭이 되더군요. 할아버지팀은 이미 그 젓갈을 추가로 해서 드시고 계셨고요.

저희보다 늦게 들어온 모녀팀은 순대국과 오징어 숯불구이도 주문하시는거 보면 몇차례 이곳을 방문하신듯 합니다. 보통 첫 방문시에는 대표 메뉴를 주문하기 마련이거든요. 주저없이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주문하는거 보면 이미 맛을 보셨던 분들이 아닐까 싶었어요.

 

을지로의 청와옥은 인테리어의 특별함도 있음을 말씀 드렸는데요.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한약방에서 썼을법한 것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어요. 을지로부터 시작된 뉴트로의 인테리어입니다.

자개로 만들어진 경대에요. 경대는 거울이 달린 화장품함을 말해요. 제가 가장 갖고 싶은것중에 하나가 자개로 만든것 작은 것들이거든요. 이런 경대 혹은 작은 밥상들이요. 아직 마음에 드는걸 못봤는데 참 탐나더라고요. 

안쪽에는 전통적인 문양과 은은한 불빛 그리고 도자기가 있었어요. 구석구석 눈길이 가는 곳이 많더라고요. 이런 곳을 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사용했던 그무언가의 도구들입니다. 가위라고 하기엔 커보이는데 농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것들도 전시가 되어있었어요. 만약 할머니와 오게 된다면 이런 도구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지 않을까요?

나무질감과 볏짚의 배경과 표주박 같은것과 옥수수.. 옛날 시골집의 아궁이 떼던 그런 부엌이 연상이 되네요.

그리고 자개로 만들어진 큰 장이 있었습니다. 봉황과 학과 사슴과 오리가 자개로 반짝 반짝 빛이 나네요.

이런 인테리어때문에도 어르신과 함께 오기에도 좋을 듯해요. 혹은 모녀 여행이 되기에도 좋을 것 같고요. 부모님과의 여행을 한다면 일단 첫인상이 중요하거든요. 처음에는 부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선택하는게 원활한 여행의 지름길일거에요. 처음부터 너무 힙한곳으로 가면 부모님은 어색해 할 수 있으니 천천히 예열의 시간을 갖자구요. 모녀의 여행이라고 해서 바다와 산만 갈 필요 있나요? 을지로에는 모든것이 공존하는 만큼 그 온도 차이를 조절할 수 있거든요. 엄마는 딸이 좋아하는 것들을 알게 되고 딸은 우리 엄마도 이런걸 좋아하는구나 느낄 수 있을꺼에요. 그래서 전 "서울 미식 여행" 모녀여행으로도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 했네요. 

 

전 조명도 참 좋아하는데요. 청와옥 조명 센스! 이것까지도 마음에 들었어요. 뭐하나 허투루 한게 아니라는게 느껴지더라고요.

 

청와옥의 순대국은 맛의 밸런스가 잡힌 만큼 호불호 없이 누구나 맛있게 드실 수 있으실거에요. 저희도 점심시간이 지난시간에 갔지만 손님이 없다 할 순 없었고 그 연령층도 꽤나 다양했거든요. 혼밥으로 즐기던 친구들도 있었고요.  그리고 청와옥의 서비스! 후식시간

 

 

망고주스와 딸기주스가 있고요. 믹스커피 카페라떼를 마실 수도 있고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로 마실 수도 있어요. 테이크아웃 가능하고요!

세심하게 느껴졌던게 이렇게 아이스로도 먹을 수 있다는겁니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썼다는게 느껴졌어요. 뜨끈한 순대국 드시고 후식으로 시원한 음료 드시면 정말 개운 하실거에요!

외관의 유리창에 어떤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이렇게 적혀 있어요. 

물부터 신경쓰고 있고 있고 소금까지도 신경쓰고 있다는걸 말해주네요. 그래서 더 믿을 수 있었고요. 맛있는 순대국밥 잘 먹고 갑니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점심시간 지나서 갔던 탓인지 테이블 정리를 하시더라고요. 식사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테이블 옆에 있는 수저통 보관함을 꺼내서 닦으시고 들깨가루 보충하셨고 냅킨 넣어주셨어요. 그분들은 좀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서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을꺼구요. 약간의 불편함은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식당 인식에 대해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어요. 어디에서나 겪을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이런 소소한 부분을 말씀 드리는 이유는 그런 상황이 불편하시다면 식사 끝나고 테이블 정리해달라고 요청을 하시거나, 더 크게는 청와옥 측에서 업무환경에 대해 손님과 일하시는 분의 절충안을 마련해주셨으면 어떨까 하는 그런 바람인거죠. 

 

그건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했고요. 중요한건 맛있게 싹싹 긁어서 먹었다는 겁니다. 마지막 바닥이 보일 만큼요!! 여름이라고 해서 차가운것만 먹으면 몸에는 안좋다고 하니까 이렇게 뜨끈한것도 한번씩 드셔주세요! 서울 미식 여행의 시작은 을지로 맛집 청와옥 순대국밥부터 시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