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니콘 FM2]필름카메라와 함께한 비내리는날 연남동스냅

일곱빛깔고양이 2019. 4. 11. 07:00

필름카메라의 매력

 

DSLR로 찍을때는

초점이 안맞는 사진은

가차없이 지워 버렸거든요

의도된게 아니다보니까요

 

그런데 필름카메라는 

초점을 맞춘다고 맞췄어도

어두운 실내탓에

(필름 ISO200)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그때는 셔터스피드를

낮출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럴때는 어느정도 마음을 비우게 되는데요

 결과물을 보면 또 애틋해져요

 

뭉개짐도 예쁜 필름카메라라서 그런지

초점이 다소 맞지 않아도 

흔들려도 저한테는 참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비내리는날 연남동

연남슈퍼로 들어선 곳에 연탄재의 모습이 

재밌게도 그려져있네요

그리고 그 길로 연인이

한우산에 기대어 걸어갑니다.

 

 

이날의 점심은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는

안 (ANH) 베트남음식이었어요

 

촉촉히 젖어있는 길과 베트남음식점 간판

좁은 입구로 들어서니 

귀여운 꼬마전구가 있네요

낮이었지만 비내리는 날이라서 

잘 어울렸습니다.

 

꼬마전구들

 

필름으로 음식사진 찍는건

참 효율성 없다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추억이니까라는 생각에

결국 한컷을 담아봅니다.

 

베트남 라이스

협소한곳이고 다른 손님도 많아서

곳곳을 촬영할수는 없었지만

마침 손님이 떠난 자리를 한컷 담아봅니다.

촬영하고 싶었던것도

뒷편의 은은한 불빛 때문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제 마음에 들정도로 표현이 나와주네요

 

연남동 ANH의 개성넘치는 식탁

 

전 맑은날 보다 이렇게 비오는날

특히 필름카메라로 촬영하는게 좋습니다.

차분한 색감이 필름카메라랑

꽤 잘 어울리는것 같거든요

 

물론 값비싼 DSLR은 비맞히기 싫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긴 하지만

비오는날의 필름카메라의 결과물은 

제 마음에 꽤 들거든요

 

커피 그리고 비내리는날

그리고 이날의 목적중 하나는

빈티지카메라샵에 방문하는것도 있었거든요

구경하고 결국 예약까지 했죠

제가 사용하고 있는 FM2보다 

더 간단해진 매뉴얼로 

촬영하기에는 힘들꺼라는 예상이 되지만

또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할 것들이

재밌을것 같습니다.

(드디어 오늘 받네요! 감격)

 

연남동 빈티지카메라샵

그리고 그 카메라샵 주인분께 근처의 카페를

추천 받게 되었습니다.

"봄희"

정감있으면서도 아늑한곳이었어요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그 비를 맞고 있는 자전거가

따뜻한 느낌을 주네요

 

연남동의 카페 봄희

거꾸로 매달려있는 마른잎은

빗물과 어울어져서 수많은 

물방울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올때만 볼 수 있는 풍경

 

그래서 전 비오는 날이 특별하다고 느껴지고

그래서 비오는 날이 싫지는 않습니다.

특히 필름카메라와 함께 있다면 말이죠

 

비가 내리기에 볼 수 있는 것들

 

실내는 어두웠고 그래서 신경써야했습니다

숨을 멈추고 하나둘셋!

작은 잔에 담긴 말차라떼

그리고 그위의 과일칩

 

이날은 시덥잖은 농담에도

깔깔 거리고 참 많이도 웃었더랬어요

 

봄희의 시그니처메뉴

 

이날은 설 연휴 기간이었고

날이 날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연휴라서가 아니라

아마 비가 많이도 내렸기 때문이겠지요.

 

 

작은 공간

막 시작하는 연인이라면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꺼에요

그런 연인이 이곳에 앉아있겠죠

 

둘만의 세상이 될 공간

천장에 매달린 꽃과 꼬마전구

비오는 날 특유의 무거움이

필름안에는 담겨져 나와서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오는날의 실내공기

비 맞으면서 축축 늘어진갈대

그날의 분위기

이 한장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겨울비 그리고 갈대

내리는 비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어느 오뎅바에서 

한잔 하고 나오니

비가 그쳤네요.

 

휘적휘적 술한잔하며 

밤거리 걷기 좋은 연남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