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망우삼림 필름사진 현상 후기

일곱빛깔고양이 2020. 6. 23. 18:38

망우삼림

(나쁜 기억을 잊게 해주는 망각의 숲)


저처럼 필름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필름 자체 가격도 부담이지만

필름 현상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아무래도 이젠 필름의 자리보다는 

디카의 비중이 크기에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필름 현상소도 2000년도

초반부터 사라지기 시작했으니까요

디지털카메라가 보급화되기 시작하면서 

그때는 필름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것 자체가 

뒤떨어졌다는 생각도 많았거든요

가성비를 봐도 디지털카메라였죠.

 

그렇게 외면받는 필름 카메라였는데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을 타면서 

이제는 필름 카메라를 이용하는 게 

힙하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다시금 등장하는 곳이

필름 현상소인 거고 

망우삼림도 그런 곳 중 한 곳이죠.

2018년도에 오픈한 망우삼림은

필름 카메라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어쩌면 한 번은 들어봤을 그런 곳 일거예요.

그곳을 이번에야 이용해봤습니다.

 

을지로 3가 11번 출구에서 나와서

청와옥순대 건물 옆이에요

Tworld 돌아서 입구를 찾으시면 되고요

3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빈티지한 색감에 

구겨지고 뜯어졌는데 

잘 어울려요.

망우삼림스러워요 

 

건물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길

제대로 찾아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문이 닫혀있길래 점심시간인가 싶었는데

다행히 잠겨있진 않더라고요.

이미 현상을 맡긴 필카인들이 있었고요

인스튜디오에 비해서 넓어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내부 공간도 예쁘게 꾸며져 있었어요

 

망우삼림하면 많이 나오는 이미지가

이 커튼 이미지에요.

문 열자마자 보이는 풍경이긴 하지만

그래서 대표 이미지가 되었다기보다는

그 커튼이

우리와 도시로 나누어주는 것 같아요

여기와 바깥

아날로그와 디지털

 

하늘거리는 커튼 그 너머로 보이는 

분주한 세상과

필름 한컷 한컷 돌리는 

우리들의 세상을 

꽃무늬 커튼이 나누고 있었어요

 

그리고 빈티지 선풍기

빈티지스럽고 그래서 필름과 잘 어울려요

그래서 또, 을지로와 잘 어울리고요

 

망우삼림의 필름 현상 가격은

스캐너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후지 기본으로 하면 컬러 3,000원

노리츠로 할 경우에는 컬러 4,000원

흑백인 경우에는 한롤당 7,000원이고요

 

망우삼림의 장점은 현상이 빨라요.

정말 빨라요

오늘 1시경에

컬러 5 롤 흑백 2 롤을 맡겼고

4시에 카톡으로 보내주시네요

 

그동안 필름을 모아놓을 동안

뭘 찍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있었는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았네요.

나쁜 기억을 잊게 해주는 망각의 숲인

망우삼림이지만 

좋았던 추억을 다시 되살려주는

그런 곳이기도 했어요.

 

아주 작은 저의 시선들.

사소했지만 나에게는 빛났던 순간들

별스럽지 않고 대수롭지 않았던 일상이

어느새 새로운 발견으로 다가오는 게 

필름 카메라라는 매개체였고

그걸 되찾아준 건 언제나 필름현상소였어요

망우삼림에서 잃어버리고 있던 

잊어버리고 있던 그런 일상을 다시 찾았어요.

 

제주도에서 

 

필름 카메라 쓰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한롤을 다 찍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걸요.

핸드폰으로 디카로는 수십 장 수백 장 찍는 거

어려운 거 아닌데 필름 카메라는 왜 그렇게 힘든 건지..

그래서 이렇게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현상을 하곤 하는데 

현상이 되었다고 연락이 오면 

선물상자를 받는 기분이 들어요.

잘 나왔을까라는 걱정과 

뭘 찍은 거지라는 궁금증이 들거든요.

 

제주의 공원 

나뒹구는 낙엽과 짙어지는 풀은

겨울준비를 하고 있었을 거예요.

 

싸와디캅 맥도날드

흑백 현상은 내일쯤 된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함께 보내주셨네요.

뭘 찍었는지도 기억 못 하고 있었는데 

다시 태국이네요 

 

갤러리아 스쿰빗호텔 

특히 흑백 필름의 현상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망우삼림에서 흑백 결과물 잘 뽑아주신 듯합니다.

다른 곳에 비해 신경 써주시는 게 느껴지네요

앞으로도 이용하게 될 것 같네요 망우삼림

전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잃어버리고 있던 기억을 찾는 걸로 말이죠^^

 

망우삼림

02-6261-0563

11:00~19:00

휴무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