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영화의 엔딩씬처럼 /핸드폰으로 담다/ 어제 오늘 축축 늘어져 있었던건 분명 나도 문제였겠지만 날씨도 한몫 했을테다 하려던 일은 미루고만 싶어졌고 방바닥과 친구하고 싶어졌고 그렇게 뒹굴뒹굴 했더랬다 오늘은 오후부터 비가 쏟아졌고 쏟아지는걸 넘어서 들이 붓고 있었으니 그래서 내가 하기 싫은 일들을 안해도 되는 핑계거리가 있었는데 저녁부터 하늘이 심상치 않더랬다. 비가 내리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흐릿한 먹구름 사이로 흰구름이 그 흰구름 사이로 하늘색이 보이더니 멋진 하늘을 보여주더라 하늘은 온갖색이었다. 투명한 부분도 있었고 빛의 영향으로 노란색도 있었고 분홍빛의 하늘도 있었다. 어두워질수록 분명한 색을 띄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려고 오늘이 있었나싶었다. 이걸 보라고 난 오늘 살아있었구나 싶었다. ..